2021년 6월 7일 월요일

처음으로 막걸리를 빚어 보았다

술을 참으로 좋아한다. 2차,3차....  이런 것은 매우 싫어하고. 그냥 음식 먹는 자리에 곁들인 술이 좋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오로지 막걸리만 찾게 되었다. 삼겹살 구울때도, 생선회 먹을때도..

막걸리....

시큼하고, 탁 쏘고, 술기 빨리 오르고,게다가 싸고....참 좋은 술이다. 

어디 여행을 가게되면 꼭 그 동네 막걸리는 마시고 와야 된다. 이런맛 저런맛 다양한 맛의 비결이 궁금해서 인터넷 뒤지는게 취미였는데.. 우연히 한말 정도 크기의 장독대를 "당근마켓"에서 구했고... 드디어 직접 담그기로 작정을 하였다. 평소 술친구 이00 와 같이 담그어 보았다.

!!!주의!!!

다음부터는 완전초보의 좌충우돌 얘기기에...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것이 현명하다 !!


기본 준비물: 누룩 1Kg, 맵쌀 2Kg, 생수 2L, 또 생수 2L(나중에 거를때 씀)

초보치고는 욕심많게 고급누룩을 주문. 한봉지는 아껴두고 한봉지만 쓸 예정



0번째날 자기전: 맵쌀 2Kg을 여러번 깨끗이 씻음. 마음가짐은 정성스럽게. 맛있는 술을 생각하며. 씻은 쌀을 물에 불려 놓고 이불 속으로..


1번째날 오전 : 불려둔 쌀을 건져 물기를 뺌 (1시간 정도). 그리고 찜솥에 서 쪄냄. 쪄낸 밥을 선풍기를 틀어서 말림.



누룩 1kg 도 미리 미지근한 물에서 불림.


1번째날 오후 

술독을 소독함. (가스레인지에 술독을 꺼꾸로 놓고 잠깐 불을 켬). 

누룩, 고두밥, 몰을 조금씩 술단지에 투하하며 뒤섞어줌

마치고 뚜껑은 살짝만 덥어 둠.

참고사항: 보통 알콜 발효는 포도당->알콜 과정 인데.. 곡주의 경우 녹말->포도당->알콜 의 과정으로 처음에 한 단계를 더 거치게 됨. 그래서 뚜껑을 완전히 밀봉 안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음.


2-3일째: 

하루 한번씩 뒤섞어줌.. 

마지막 날 뒤섞고는 밀봉


4일째: 

살짝 뚜껑을 열어 봄. 

펑 펑 펑 !!! 버블쇼가 진행 중..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5일째: 

살짝 뚜껑을 열어 봄. 

펑 펑 펑 !!! 버블 폭죽쇼가 진행 중.. 



7일째: 

언제 걸러야 할지 판단이 필요함. 열어 봄

아직 톡톡거리고 있고..술맛은 나고. 약간 신맛도 나고.. 초보라서 판단이 잘 안됨. 일단 하루더 기다리기로 함



8일째 (술거르는 날)

뚜껑을 열어봄. 버블쇼는 그친듯 함.  술맛을 봄. 신맛이 좀 있음. 과감하게 걸러 내기로 함


광목자루에 조금씩 넣고 거르기 시작


와 드디어 술을 맛보는가 하는 찰나.. 아뿔싸 자루에서 술이 안빠져 나옴.. 그래도 첫 작품인데.. 여기서 포기할순 없지.. 힘주어 다시 짜내기 시작.. 아아.. 힘들다.. 여기까지만.. 겨우 생수통 1병 만큼 만 획득. 그렇지만 원액이닷 !!@(나중에 이것이 대박이 날 줄이야..)


이후 삼베자루로도 해봄.. 똑 같이 힘듬.. 그래서 그냥 체로 거르기로 함.. 희석용 생수 2L를 조금씩 부어주며 굵은 체로 1차거르고 미세체로 2차걸러냄..


시음용으로 종이컵에 따라 한두잔 해봄.. 묵직한 맛이남.. 취기가 급작스레 올라옴..알코올 도수 상당히 높은 듯 함..

최종적으로

원액: 작은 생수병 1개

희석액: 2L 생수병 3개  획득

이후 냉장고 직행..


냉장보관 3일째:


살짝 원액을 맛보는데.. 

야!! 이 맛에 직접 담궈 먹는구나..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맛과 향!! 비교할 대상이 없음!!

그리고 희석한것도 ..


아뿔싸.. 페트병이 한 껏 부풀어 있다. 침전도 없고.. 발효가 계속 진행 중임이 확실한듯.. 뚜껑을 여는순간 뻥!! 하고 날아가 버린다.. 그래도 술맛은 제법 있다.. 시큼 걸쭉하니.. 저녁에 지인들과 야구시청하면서 비워야 겠다.


후기:

1. 공돌이 답게 발효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여기가 어느 정도 요약을 잘 해놓은듯..

무산소 호흡의 결과는 발효와 부패 – Sciencetimes

그래도 계속 공부해야 겠다.

2. 술이 참 어렵다는걸  배운다.. 누룩의 양. 특히 거르는 시기와 방법이 중요함... 어쩔수 없다.. 실패를 통해서 터득해 나가는 수 밖에.. 다음에는 찹쌀을 좀 섞어 볼까? 누룩의 양도 좀 줄여 볼까? 거름망은 무엇으로 준비하지?